책읽는 것이 좋다.
책장을 넘기는 것이 좋고,
읽은 책의 쪽 수가 늘어나는 것이 좋고,
새로운 단어가 나오면 문장속에서 자연스레 알아지는 것이 좋고,
가슴 먹먹하게 하는 문장을 발견하는 재미가 좋고,
무릎을 탁 치게 하는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될 때가 좋고,
다 읽은 책을 책장에 꽂는 것이 좋다.
근데 왜 그렇게 안읽을까.
좆을 잡고 반성하려다 좆이 없어 젖을 잡으려다 젖조차 없는 것을 깨닫고 좌절 후 젖이 없는 것을 반성했다.
어제 저녁 네이버도서관 가는 길에 '일키로바지락칼국수' 란 곳을 발견. 저 집은 바지락을 일키로씩 담아줘서 일키로바지락칼국수인가 궁금해서 남편에게 칼국수 먹을래 하니 본인도 감기기운이 좀 있는 게 따끈한 국물을 먹고 싶다해서 차를 돌려 들어갔다. 남편은 들어가자마자 메뉴판을 보고는 팥새알을 시킨다. 감기기운이 있어서 따끈한 국물 먹는다매!! 했더니 갑자기 새알이 먹고 싶어졌다고, 어릴 때 외할머니가 팥죽을 끓이면 새알을 세 개씩 밖에 안주셨단다. 네 개를 못 먹은 게 한이 되었다고. 어쨋건 나는 칼국수를, 남편은 팥새알을 한 그릇씩 훌훌 말아 먹고 (일키로인지는 몰라도 바지락이 많긴 많더라 살 발라내느라 팔이 아파 짜증이 솟구쳤음) 앉아 있으니 방바닥이 뜨뜻한 게 마 잠도 오고 나른한 게 일어나기가 싫어 안마시던 자판기 커피도 마시고 한참 밍기적대다가 도서관이고 뭐고 그냥 집에 돌아가기로 했다.
그 길로 집에 오자마자 자기는 좀 아플 예정이니 일찍 씻고 자야겠다며 샤워를 하고 침대에 눕는다. 할 일이 태산같은 마누라님을 자꾸 불러싸서 가봤더니 자기가 아프니까 간호를 해줘야 한단다. 근데 그 간호라는 게 머리도 좀 쓰다듬어 주고 귀도 좀 파주고 아이스크림도 사줘야 하고 깐포도 통조림도 사서 먹여줘야 하고 으슬으슬 추우니 안아 줘야 하고 꼬치도 추우니까 좀 따뜻하게 해줘야 한단다. (꼬치가 추우면 콘돔이라도 하나 끼고 있으라니까 그건 안된대ㅅㅂ) 종합감기약을 주니까 약은 왜 먹으라고 하녜 아놔. 아프대매 인간아.
꼴랑 감기기운에 저 병수발을 다 들어줘야 하니 아이고 내 팔자야 곡을 안하게 생겼냐. 지금도 자기가 아파서 죽으면 나더러 칼국수집에서 팥새알시켰다고 타박준 게 미안해서 피눈물을 흘릴 거라고 입을 잘도 나불댄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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